초본

동강할머니를 만나다.02

살구나무꽃 2011. 4. 5. 21:05

 

<귤암리에서>

 

문희마을에서 어느 정도 담은 뒤에 정선군에 있는 귤암리로 향했다.

강원도 평창이나, 정선의 길들은 계곡을 따라가고 재를 넘고

꼬불꼬불 운행하다보니 경치는 좋으나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귤암리에 도착하니 여기도 차량들로 빽빽하고, 사람들로 북적된다.

아침 먹은 것도 부실해서

집에서 준비해온 음식으로 간단하게 점심요기를 했다.

 

이곳은 도로변을 따라 석회암 절벽에 동강할미꽃이 피어있다.

차량도 도로변에 주차해야 한다. 시골이라 차량이 별로 없어 다행이다.

올해 동강할미꽃을 담기위해 준비한 줌렌즈가 기능을 발휘한다.

워낙 절벽 틈에서 자생하다보니 올라갈 수도 없고

줌렌즈는 거의 필수에 해당한다.

300mm 망원을 준비한 사람도 있고, 사다리를 동원한 사람도 있다.

열정들이 대단하다.

 

 

 

 

 

 

 

 

 

 

 <흰색 동강할미꽃>

 

 

 

관리인 이야기가 한 해 10,000여 그루를 심어보지만 살아남는 것은 얼마 안 된단다.

그럴 수밖에 몇 천 년에 걸쳐 환경에 적응하며 뿌리내리고 자라온 식물인데

하루아침에 인공적으로 심는다고 쉽게 될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현 상태를 잘 보전하면서 관광자원화 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할 것 같다.

 

4월 8일부터 동강할미꽃 축제가 열린다고 하는데

그때는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들로 북적일 텐데…….

 

관리인 덕분에 귤암리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할머니를 소개받아

담아올 수 있었는데 지난해에 한쪽부분이 훼손되어

올해는 지난해보다 못하다고 하는데

처음 보는 내 눈에는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다.

곱고 예쁜 할머니다.

 

 

 

 

 

 

 

 

 

 

 

<동강고랭이>

 

 

전체적으로 아침에는 색감이 더욱 좋았다는데,

맑고 화창한 날씨 때문인가 오후에는 색감이 많이 무디어졌다.

어디부터 먼저 갈까 생각하다가 귤암리를 오후에 들리게 되었는데…….

 

 

꽃피는 시기로는 귤암리가 문희마을보다 약간 늦은듯하다.

아직 개화하지 않은 할머니도 있다.

 

3시가 거의 다 되어 다시 영월로

선원마을의 한반도 지형을 보기위해 출발.

길들이 왜 그리 꼬불꼬불한지 꼬부랑 고갯길이 계속 이어진다.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느낌이다.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고 옆 지기가 불평을 늘어놓는다.

누구를 위해 가는 것인데…….

해가 서쪽으로 기울어 오른쪽이 어둡게 나와 사진은 별로인 것 같다.

자연의 오묘함이 새삼 느껴진다. 우리나라와 모양이 똑 같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한반도 모형 그대로이다.

 

 

 

영동고속도로를 들어서서 여주 부근에 오니 자동차 정체가 이어진다.

양평 쪽으로 중부내륙고속도로가 연장되어

새로운 길도 가볼 겸 양평방향으로 핸들을 돌렸다.

북여주IC까지 고속도로가 이어졌다. 차량이 적어 시원스럽게 달릴 수 있었다.

 

저녁시간도 되고 하여 천서리에서 막국수를 먹고 가기로 했다.

전에도 몇 번 들려보았지만 원조집이라 그런지 손님들로 북적된다.

아이들 생각이나 포장을 부탁했더니

막국수라 가까운 거리는 가능하지만

먼 거리는 불어서 맛이 없어진다고 하여 포기했다.

육수국물이 얼큰하고 따끈하여 맛이 좋다.

한 주전자를 모두 먹었다. 매운 비빔국수로 배를 채우고 집으로 Go! Go!

 

오늘 총 운행거리가 433km라고 나온다.

열심히 찍고 열심히 운전을 했다. 어떻게 담겨졌는지 궁금하다.

항상 느끼지만 다녀오면 후회가 된다.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너무 많다.

이 후회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 욕심은 한계가 없기 때문에

 

 

고향에서 어린 시절 만나던 부드럽고 포근한 꼬부랑 할머니도 좋았지만,

허리 꼿꼿한 예쁜 할머니를 만나보아 마음이 흐뭇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