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바람꽃
21. 03. 08 천마산
아직도 골짜기에는 얼음이 많이 남아 있는데
졸졸졸 흐르는 계곡 물소리에 봄은 성큼 다가와 있다.
겨우내 꽁꽁 얼어붙었던 얼음장 밑으로 흐르던 물이
이제는 얼음장을 가르고 큰 고속도로를 만들어 놓았다.
너도바람꽃이 개화하자
네발나비와 뿔나비도
종종걸음으로 꿀을 따기에 바쁘다.
복수초는 이제 꽃망울을 내밀고
계곡에서 가장 부지런한 나무인 귀룽나무는 벌써 새순을 쏙 내밀고 있다.
생강나무는 노란 꽃망울을 터뜨리고 벌들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너도바람꽃>
봄이 오는 길목에서
천마산 골짜기
겨우내 꽁꽁 얼었던 얼음장 밑으로
졸졸졸 노래 부르며 봄이 오고 있다.
작은 길을 만들어 천천히 오던 봄이
점점 큰 길을 만들어
얼음장 사이로 고속도로를 만들어 달려오고 있다.
밤잠도 안자고 하루 24시간 쉼 없이
계곡물의 봄노래에 잠을 깬 너도바람꽃
추위도 아랑곳 않고 벌써 머리를 내민다.
노란 꿀샘을 달고 벌 나비를 유혹한다.
자연의 섭리에 따라
꽃이 핀 것을 알고
네발나비와 뿔나비가 꿀을 찾아 종종걸음으로 바쁘게 날아다닌다.
생강나무 가지에 물이 오르고
노랑꽃망울이 처녀의 젖가슴처럼 부풀어 오른다.
푸른 치마 두른 부지런한 귀룽나무 가지
새싹을 뾰족하게 내밀고 있다.
산은 곧 요란한 삶의 현장이 펼쳐진다.
복수초, 현호색, 처녀치마, 괭이눈이 벌 나비 불러 모으고
개암나무 붉은 암꽃과
빨간 구두 신고 치마까지 젖혀 올린 올괴불나무의 매혹적인 자태까지
종족 보존의 본능에 따라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중매쟁이 곤충을 유인하기 위한 갖가지 전략이 펼쳐진다.
졸졸졸 노래 소리에
얼음장 속에 묻혀 있던 지난해 떨어진 단풍잎
간신히 모습을 드러내고 참았던 깊은 숨을 들이쉰다.
<복수초 꽃망울>
<물길 고속도로가 만들어진 얼음장>
<도토리의 발아>
도토리는 땅속에 묻히지 않아도 스스로 뿌리를 땅속으로 내어 싹을 틔운다.
<네발나비>
<뿔나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