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이야기

두꺼비

살구나무꽃 2021. 8. 22. 22:23

두꺼비

 

양서류 개구리목[] 두꺼비과

 

암컷은 수컷에 비하여 몸길이가 길고 다리는 짧으며 피부융기는 조밀하고 무늬가 좀 더 확장되어 있다.

주로 육상에서 생활하며 곤충류나 지렁이 등을 포식한다.

몸 길이는 8∼12.5㎝로 우리 나라 개구리 가운데에서 가장 크다.

 

<은혜갚은 두꺼비>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 백암리에서 전해 내려오는 은혜 갚은 두꺼비 이야기.

1983년 1월 16일에 백암리 노인회관에서 김화진이 구연한 것을 채록하여,

1984년에 출간한 『한국구비문학대계』1-9에 수록하였다.

 

옛날 어떤 곳에서 한 장수가 전쟁에서 큰 공을 세우고 죽자 큰 누각을 세워 해마다 제사를 지냈다.

그런데 시간이 점점 흘러 제사 지내는 것이 없어지고 후세 사람들도 나 몰라라 하게 되었는데,

어느 날부터 마을에 변고가 생기기 시작했다.

여자들이 갑자기 없어지기도 하고 사람들이 사고로 죽는 등 불상사가 자꾸 일어났던 것이다.

마을 사람들은 장수의 누각에 제를 지내지 않아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의견을 모으고

다시 제를 지내기로 하였다.

그런데 그 제라는 것이, 삼 년에 한 번씩이긴 하였으나, 누각에 잘 단장한 처녀를 한 명씩 데려다 놓고 제물을 많이 차려 놓는 것이었다. 제물로 바쳐진 여자는 살아 나오더라도 정신은 혼미하고 뼈만 앙상해서 제대로 된 사람꼴로 살 수 없었다. 그러니 어느 집에서든 딸을 꼭꼭 숨겨 놓고 내보내지 않았다.

이웃 동네에 밥 잘 먹고 살림 잘 하는 처녀가 한 명 살았다.

하루는 부뚜막에서 밥을 푸고 있는데 옆에 조그만 두꺼비가 한 마리 와서 앉아 있었다.

밥을 푸는 김에 한 숟갈 떠주니까 날름 집어먹었다.

그렇게 일 년이 지나자 두꺼비는 재떨이보다도 더 크게 자랐다.

처녀를 제물로 바치는 마을에서 다시 제를 지내게 되었을 때,

두꺼비를 먹여 키우던 처녀가 가난한 집안에 도움이 되고자 제물로 자원하였다.

처녀가 집에서 출발하려는데 두꺼비가 처녀의 치마꼬리를 물고 떨어지지 않았다.

“나 없으면 밥 얻어먹기 힘드니까 따라가려는구나.” 하고 처녀는 치마폭에 두꺼비를 감추어 누각까지 들어갔다.

누각에 들어가자 동네 사람 수십 명이 앉아 제례를 지내고 음식을 나누어 주었다.

처녀는 자기에게 돌아오는 음식을 먹지 않고 두꺼비에게 모두 집어먹였다.

해가 지자 마을 사람들이 누각의 문을 닫고 나갔다.

잠시 후 큰 누각 안이 안개가 낀 듯 자욱해졌다.

처녀는 혼자서 안개를 어찌 해볼 도리가 없자 치맛자락으로 머리를 싸매고 가만히 엎드렸다.

그런데 새벽녘이 되어 앞에 뭔가가 펑! 하고 떨어졌는데, 보니까 한 발은 되는 지네가 바닥에 떨어져 죽어 있었다.

두꺼비가 누각에 독을 뿌려 지네가 죽은 것이다.

그후 마을에서는 제사를 지내지 않아도 변고가 일어나지 않았다.

이런 이야기가 관가로 들어가자,

거기서 벼슬을 지내던 훌륭한 사람이 마을에 와서 그 이야기를 모두 듣고는,

두꺼비를 키우던 처녀와 백년가약을 맺고 잘살았다고 한다.

 

모티프 분석

두꺼비 보은 설화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대부분 가난한 집의 딸들이다.

이들은 양친이 없거나, 있더라도 생활 능력이 없어서 남의 집살이 등으로 생계를 꾸려나가야 하는 불우한 상황에 처해 있다.

처녀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집에 찾아온 두꺼비에게 정성껏 밥을 주어 기른다.

주인공은 가난하지만 마음이 착한 것이 특징이다.

처녀가 제물로 바쳐지는 장소는 마을의 제당이나 당집이 대부분이고, 관사나 집인 경우도 있다.

또한 두꺼비에 맞서 싸우는 상대는 대부분 지네이나, 구렁이(뱀)인 경우도 있다.

두꺼비 보은 설화는 인신공희와 보은이라는 두 개의 모티프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인신공희라는 사건을 소재로 하여 보은이란 주제를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은혜 갚은 두꺼비」는 이러한 두꺼비 보은담의 전형적인 구조라고 할 수 있다.

 

 

두꺼비에 관한 기록은 비교적 일찍부터 나타난다.

『삼국사기』 신라본기에는 애장왕 10년 6월에 개구리와 두꺼비가 뱀을 먹는 사건이 기록되어 있고,

백제본기에는 의자왕 20년 4월에 개구리와 두꺼비 수만 마리가 나무 위에 모였다는 기록이 있다.

 

『삼국유사』 권3의 전후소장사리조()에도 지장법사가 가져온 사리와 가사를 지키는 동물로 기록되어 있다.

이처럼 두꺼비는 나라의 흥망을 나타내는 조짐으로, 또는 불보()를 보호하는 신령스런 동물로 기록에 나타나고 있다.

민간에서는 두꺼비가 나오면 장마가 든다고 하고, 두꺼비를 잡으면 죄가 된다고도 한다.

 

영남지방에서는 두꺼비가 허물을 벗는 것을 보면 길하다고 여긴다.

 

 

 

또한, 두꺼비는 의뭉스럽고 지혜 있는 동물로 인식되었다.

두꺼비의 지혜를 다룬 설화는 매우 많다.

 

떡 한 시루를 쪄놓고, 내기를 해서 이기는 쪽이 혼자 먹기로 했는데,

두꺼비가 승리한다는 내용의 <여우·너구리·두꺼비의 떡다툼>이 유명하다.

 

너구리가 자기의 키가 하늘에 닿았다고 하면, 여우는 하늘 밖에까지 올라갔다고 하고,

두꺼비는 여우에게 그때 너의 머리에 뭉실한 것이 있지 않더냐고 묻고 여우가 과연 그런 것이 있었다고 하면, 그것이 내 불알이라고 한다.

또, 너구리가 태고적에 났다고 하면 여우는 당고적에 났다고 하고,

두꺼비는 큰자식은 태고적에 죽고 작은자식은 당고적에 죽었다고 한다.

술 먼저 취하는 내기에서도 너구리가 밀밭 근처에만 가도 취한다고 하면,

두꺼비는 벌써 취한 듯 몸을 흔들거리며,

나는 너의 말을 듣고 취했다고 한다.

 

이렇게 두꺼비가 이겨서 떡을 혼자 먹었기 때문에 배가 불룩해졌으며,

떡고물만 받은 여우와 너구리가 화가 나서 이를 두꺼비의 등에 뿌리고 밟았기 때문에

두꺼비의 껍질이 우툴두툴하다는 것이다.

 

이 밖에 두꺼비는 은혜를 갚을 줄 아는 동물이고 신비한 능력을 갖춘 동물로도 나타난다.

전국에서 조사된 <두꺼비 보은>이라는 설화는

두꺼비에게 밥을 나누어주던 처녀가 마을 당신()의 제물로 바쳐지게 되었을 때,

따라가서 사람을 잡아먹던 지네를 죽이고 자기도 죽었다는 이야기이다.

여기에 등장하는 두꺼비는 은혜를 갚을 뿐 아니라 한 마을의 화근을 제거하는 영웅적 행위를 한 동물이기도 하다.

 

한편, 시가에도 두꺼비는 많이 등장하여 두꺼비의 행태를 묘사한 작품이 여러 수 전한다.

민요에도 두꺼비 노래가 많은데, 대전광역시 대덕구에서 조사된 <두꺼비 노래>는 두꺼비의 외모를 두꺼비와의 대화체로 설명한 것이다.

“두껍아 두껍아 네 몸뚱이는 왜 그렇게 울퉁불퉁하느냐 세천오입을 갔더니 봉놋방에서 자서루 옴이란 놈이 올라서 울퉁불퉁하지요.”

 

또한, 어린시절 비온 뒤 젖은 흙을 왼손 위에 덤뿍 올리고 오른손으로 두드리며 "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게 새집 다오."하며 노래를 부르며 흙집을 지으며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손을 살며시 빼면 흙집 움막이 만들어지곤 했다.

<두꺼비 집이 여문가>라는 동요를 부르기도 한다.

 

이처럼 두꺼비는 많은 우화·민담·민요 등의 주인공이 되어서 의뭉하고 둔하면서도 슬기롭고 의리 있는 동물로 형상화되고 있다.